<내 딸 서영이 / 연출 유현기 / 극본 소현경 / 주말드라마 / 2012. 09. 15~16. / 1~2회>

<내 딸 서영이>는 마음이 편치 않은 드라마로군요. 아버지를 미워하는 딸, 그런 딸 앞에서 죄인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아버지! 그것이 민감하게 마음속을 자극합니다. 부모와 자식 간은 애증의 관계이지 않을까요? ‘사랑’이라는 이름 앞에서 ‘상처’를 주고받는 사이, 하지만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에 끝내 ‘상처’를 감수하는 사이요. 그래서 미해결된 아픔이 내면 한구석에 자리하고 앉아 그림자가 되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계속해서 생채기를 내는 그런 것...

1회와 2회에서 보여진 이서영(이보영)의 페르소나(사회적 가면)는 ‘냉소’일지도 모르겠네요. 톡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강한 척, 독한 척, 얼굴에서 웃음을 지워버린 채 간신히 버티고 있는... 자존심에 상처 받기 싫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벽을 만든 후 더욱 시니컬해지고 더욱 꼿꼿해지는...

서영은 아버지 이삼재(천호진)를 끔찍이 싫어하지요. 무능력한 아버지에겐 아무 것도 기대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저 사고만 안치면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아버지가 자식을 위해 마련하는 등록금? 그건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서영은 스스로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었죠. 그럴수록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고생하는 엄마에 대한 마음도 더 각별해졌고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그만큼 더 커졌고요.

 


그런데 2회에서 어머니가 심장병으로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그 시간 아버진 노름판에 있느라 어머니가 수십번 전화를 걸었던 것도 몰랐죠.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는데 어머닌 그 사실을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겁니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말이죠. 그러면서도 어머닌 서영과 상우의 마지막 학기 등록금을 챙겨주고 싶어하셨죠. 그 돈으로 의사가 수술을 권할 때 수술을 받으셨더라면 어머닌 돌아가시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소중하게 아끼며 모아둔 돈을 아버지가 도박판에서 다 잃었다는군요. 엄마가 심장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것도 모른 채 말이죠. 서영은 분노합니다. 이 모든 것이 아버지 탓이라는 원망으로 가득차서 말이죠.

이젠 아버질 모른 척하며 살고 싶은데 그것도 잘 되지 않습니다. 쌍둥이 동생 이상우(박해진) 때문에라도요. 빚쟁이들이 몰려와 아버지를 구석으로 몰자 상우는 어떡하든 해결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걸 모른 척할 수 없는 서영은 등록금을 내기 위해 모아둔 돈 천만원을 상우에게 전부 주고 말죠. 이제 서영은 막막합니다. 아무래도 마지막 학기를 남겨놓고 휴학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우가 아버질 서울까지 모시고 올라왔습니다. 서영의 좁아터진 옥탑방에서 셋이 살자면서요. 서영은 미치고 팔짝 뛸 것 같습니다. 아버지만 보면 죽은 엄마가 떠오르고, 온 가족이 고생했던 일이 떠오르니까요. 지금의 이 모든 상황이 아버지 탓이라고 생각되니까요.

 


서영은 선배가 등록금을 빌려준 덕분에 등록도 했고, 과외비를 2배로 구할 수 있는 자리도 찾았습니다. 서영은 집으로 돌아오자 짐부터 챙깁니다. 당장 고시원을 구해서 나가려고요. 아버지가 눈앞에 보이면 아무 것도 집중할 수가 없으니까요. 아르바이트를 마치면 공부도 해야하는데 말이죠. 상우를 또 친구집에 눈칫밥 먹이러 보낼 순 없고, 아버질 고시원으로 보내느니 자신이 혼자 나가는데 훨씬 효율적이니까요.

 


고시원에 오자마자 책부터 펴드는 서영을 향해 상우가 말합니다. “난 아버지도 가엾다. 누난 더 가엾고.” 아버지가 가엾다니요? 서영은 그 말을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아버진 그저 당연한 죄값을 받고 있는 것뿐이니까요. “엄마는 더 더 더 가엾지! 너도 가엾고. 가 얼른! 난 아버지 싫어!” 서영이의 이 말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군요. “난 아버지 싫어!”라는 말은 곧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니까요. 사랑하기에 밉고, 원망하는 것이니까요. 서영은 그걸 깨닫는 순간 몸서리치게 아파하며 또 다시 폭풍같은 눈물을 흘리겠지요. 이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것도 결국 그 ‘사랑’을 깨닫는 것일 테고요.

 


서영은 꼴통 과외제자 강성재(이정신)의 형 강우재(이상윤)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서영의 아픈 구석을 콕 찔렀거든요. “원래 그렇게 웃음이 없어요? 웃는 걸 못 봤어요. 혹시 때와 장소 가려가며 웃나?” 서영은 울컥 눈물이 나올 것만 같습니다. 그렇군요. 서영은 그동안 ‘웃을 여유’도 없이 살았군요. 사는 게 너무 치열해서 그 쉬운 ‘웃음’ 한 번 제대로 웃지 못했군요. 언제부터 이렇게 사는 게 비참해진 걸까요? 서영은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습니다.

서영은 그렇게 울고 싶은 걸 간신히 참고 있습니다. 이제 습관이 되어 버린 아픔이 서영에게서 웃음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그 아픔을 우재가 보듬어주며 ‘가족’ 안에서 ‘가족’에게 받은 아픔을 치유해 나가겠지요. 아버지의 대한 자신의 마음과 직면하면서요.

1회를 보지 못한 채 ‘식상한 캔디형 드라마다’ ‘식상한 억척녀 캐릭터’라는 등의 말에 어쩌면 외면했을 지도 모를 드라마였는데, 안 보면 섭섭했을뻔 했습니다. 1회와 2회를 한꺼번에 보고 나니 이 드라마가 보여줄 ‘회복’과 ‘치유’에 대해 기대하게 되었거든요. <내 딸 서영이>는 지극히 ‘주말 드라마’다운 스토리로군요.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그런 드라마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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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감자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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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또다른 드라마가 시작했군요? ^^ 이보영 좋아요 ㅋㅋㅋ

  2. 가슴 아픕니다.
    싫다는 건 곧 애증이 남았다는 것이기도 하니깐요.
    어떻게 치유될지.. 궁금해집니다.

  3. 흥미롭게 잘 보구 갑니다..^^
    좋은날 되시기 바래요!

  4. 감자꿈님의 포스트가 Daum 소셜픽 23위 검색어 [내 딸 서영이] 베스트글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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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직은 보지 못한 드라마..
    한번 봐야겟어요.ㅎ

  6. 사주카페 2012/09/17 16:2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안녕하세요. 블로그 글 잘 읽고 241번째 추천드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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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클라우드 2012/09/17 16:5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첫회를 놓쳐서 넘 아쉬운데요...^^;;
    시간이 촉박한 구월이다보니..
    태풍 피해 없는,평안한 오후가 되시길 바래요.^^

  8. 저도 이 드라마 너무 보고 싶은데..
    시간이 ㅠㅠ

  9. 1회에서오토바이훔치는거보고
    아무리급해도남의거훔치는건범죄입니다물론중간에놓긴했지만
    전혀아무생각없는거보고
    안보기로했네요악바리같은게아니고급하면앞뒤안보고막하는
    지아비닮았나 법배워도타고난
    나쁜천성은어쩔수없구나싶더라구

    • 헐ㅋㅋ 2012/09/24 02:46  수정/삭제 댓글주소

      님께서는 액션 영화도 하나도안보시겠네요
      사람 패고 기물 파손하는게 일이니까요 ㅎ

  10. 드라마리뷰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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