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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에서 권해효를 보았을 때 반가웠더랬죠. 그런데 웬일인지 매회 간간이 얼굴만 비치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연기 베테랑 권해효를 저렇게 홀대(?)할리 없는데 말이죠. 송하윤(최승연 역), 임지규(변상우 역), 지오(이태균 역)보다도 더 존재감 없어 보이는 권해효의 분량을 보며 서운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10회에서 ‘스파이’라는 반전을 보여주며 앞으로 그의 분량이 늘어날 거라는 기대를 팍팍 심어주는군요.

‘반전’이었습니다. 그가 스파이인 것도 반전이었지만, 적은 분량으로 시청자를 서운하게 만들었다가 사실은 그도 중요한 인물이었다는 식으로 한 방 먹인 것이 더 반전이었죠. 그래서 10회 마지막에 보여준 그의 의미심장한 미소가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그 ‘의미심장한 미소’가 마음에 걸립니다. 말 그대로 의미심장하니까요. 한영석(권해효)의 미소는 그냥 미소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 거죠. 단지 그가 스파이였다는 반전만을 부각시키기 위해 클로징에 한영석의 미소를 담았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한영석을 보며 역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조현민(엄기준)의 미소 또한 다른 스파이를 대할 때의 표정하곤 달라서 마음에 걸렸죠. 적어도 ‘꼬봉’을 대하는 듯한 미소는 아니었거든요.


<유령>에서 한영석은 ‘컴맹’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전산오류로 사이버수사대에 왔다지만 폴더 하나 열지 못할 정도로 컴맹일까요? 김우현(소지섭)보다 한 발 앞서 김우현의 양평집에서 노트북을 받아갈 때 노트북은 분명 가방 안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변휴게소로 조현민을 만나러 갈 땐 노트북이 꺼내져 있었죠. 그건 아마도 한영석이 노트북을 열어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영석이 말하는 ‘컴맹 수준’은 전문가만큼 안 된다는 말이지 폴더도 열지 못할 수준은 아닌 것이죠. 게다가 꺼내놓은 노트북을 자꾸만 쳐다보는 한영석의 표정이 매우 심각한 것도 이상해 보였습니다.

여기서 13년 전 사건이 중요해집니다. 한번 추리를 시작해볼까요. 13년 전 조현민의 아버지 조경남은 작은 아버지 조경신(명계남)에 의해 몰락하게 되었고, 이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가 바로 한영석과 김우현의 아버지인 김석준(정동환)이었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제대로 조사해보지도 못한 채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임채영(이기영) 검사에게 넘어갔고, 진실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죠. 어쩔 수 없이 사건에 동조했던 김석준은 불명예퇴직을 했고 지금까지 병석에 누워있게 되었고요. 아버지에 대한 일을 알게 된 김우현은 아버지가 결코 그런 일을 했을 거라 믿지 못해서 진실을 알기 위해 한영석과 함께 조경남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했을 겁니다.

한영석은 조경신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것이 분명한데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괴로워하는 조현민을 보며 빚은 진 것 같은 마음으로 조현민을 챙겨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김우현도 그런 이유로 조현민을 알게 되었고요. 조현민이 ‘유령’이 되어 조경신을 몰락시킬 치밀한 계획을 세웠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하고 말이죠. 조현민은 한영석과 김우현을 만날 땐 ‘피해자’인척 해왔을 겁니다. 하지만 김우현은 조현민이 신효정(이솜)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가 범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용’당하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너무 깊게 개입되어서 빠져나오기가 힘든 상황이었죠.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되자 조현민에게 죽임을 당했고요. 물론 박기영으로 인해 다시 태어났지만요.

조현민은 염재희(정문성)에게 보고받았던 내용들을 한영석과는 전혀 공유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곤 한영석에게 조경신과 조재민(이재윤)이 전혀 빠져나가지 못할 결정적 증거가 노트북에 담겨 있을 거라고 했겠죠. 조재민 수사가 한창이었으니까요. 남상원은 13년 전 사건에도 연류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노트북을 찾게 되면 13년 전 사건의 단서 또한 찾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을 거고요. 그래서 한영석은 조현민의 제보로 남상원의 노트북을 추적하여 찾아낸 겁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노트북을 한영석에게 넘겨줄 생각은 없었습니다. 한영석은 '형사'고 조현민은 '민간인'이니까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노트북을 차에 놓고 내린 것이죠. 한영석을 만나서는 노트북을 찾았으니 이제 걱정하지 말라고 할 참이었고요.

 


그런데 한영석은 직감적으로 점점 이상한 낌새를 느낍니다. 김우현이 예전과 달라진 것도 그렇고, 조현민도 뭔가 수상합니다. 그래서 한영석은 자신의 행적을 김우현에게 대놓고 드러내며 김우현을 떠봤던 겁니다. 김우현도 남상원의 노트북을 찾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김우현은 아버지 이야기까지 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사고로 인해 기억을 못한다는 김우현치고 사건들과 너무 가까이 접근해 있는 게 한영석으로서는 분명 이상하게 생각되는데도 말이죠.


또한 권혁주(곽도원)가 말한대로 사건이 너무 술술 풀리는 것도 이상합니다. 그러니 어떻게 알고 제보를 한 건지 조현민도 의심이 가는 거죠. 한영석은 조현민을 만나러 오는 길에 노트북을 열어봅니다. 그리곤 어마어마한 증거들로 인해 알게 됩니다. 불쌍한 조현민이 사실은 뒤로 호박씨를 까고 있는 ‘유령’이었다는 걸 말이죠. 한영석 또한 김우현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현민에게 ‘이용’ 당하고 있었던 겁니다. 의도하지 않게 ‘동조자’가 되어 있었던 것이죠.


한영석은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낍니다. 자신 앞에서 선한 웃음을 짓고 있는 조현민이 사실은 엄청나게 무서운 인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자신이 노트북을 열어봤다는 걸 알면 죽임을 당할지도 모를 정도로요. 그리고 그 노트북은 지금 자신의 차안에 있습니다. 이제 한영석은 노트북을 열어보지 않은 척 할 겁니다. 조현민은 한영석과 대화를 시작할 거고 그 사이 염재희가 그 노트북을 빼돌리겠죠.

조현민은 한영석이 모든 걸 알게 되었다는 걸 모를 겁니다. 한영석이 노트북을 보기 전에 빼돌렸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한영석은 자연스럽게 노트북이 사라져버렸다며 조현민에게 중요한 증거자료를 잃어버려 안타깝다고 할 거고요. 그리곤 계속해서 조현민에게 이용당하는 척 하겠죠. 그러면서 자신이 본 것을 바탕으로 진실을 입증하기 위해 박기영인 김우현과 손을 잡게 될 겁니다.

조현민이 이제까지 대했던 스파이들과 다른 미소를 보여주는 바람에 많은 상상을 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매회 간간이 보여준 한영석을 보면 스파이를 자처하진 않았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채 이용당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과연 앞으로 한영석이 어떠한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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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감자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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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흥미롭게 잘 보구 갑니다!!
    아무쪼록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래요!!

  2. 비밀댓글입니다

  3. 예리하시네요. 기사나 주변 사람을 봐도 스파이였어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말이죠. (저역시) 작가분이 정말 반전에 반전을 주는 분 같습니다.. ^^

  4. 저도 홀대한다는 느낌 받았는데..
    근데 좋은 쪽일까요,
    나쁜 쪽일까요...

  5. 남상원 사건 2012/07/03 10:4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그럼 남상원 사건 때 김우현이 현장에서 조현민이 살해할 때 보고만 있었던 건 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