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의 사별슬픔 상담과 치료 | J. William Worden 지음 | 이범수 옮김 | 해조음 | 2007-07-07 | 원제 Grief Counseling and Grief Therapy>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깊은 슬픔과 함께 상처가 되어 남는다. 애착하던 대상의 죽음을 보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하여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별을 겪고 난 후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려고 해도 사별의 상처는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영향을 미치며 나를 괴롭히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 원인을 몰라 고통스러워하기도 한다.

 

애착하던 대상이 죽고 나면 가장 많이 겪게 되는 감정이 죄책감이다. 해결되지 못한 슬픔, 분노, 후회 등이 가슴에 뿌리내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살고 있어도 자신도 모르게 우울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 책은 이러한 유족들에게 전문적인 돌봄이 중요하다는 걸 각성시킨다. 그저 옆에서 위로만 하고 끝나는 차원이 아니라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는 걸 인식시킨다.

 

과거 우리나라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3년상을 지내는 의식이 있었다. 사별한 부모님과 감정적으로 이별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적어도 3년은 필요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대가족 제도와 공동체 사회는 가족과 이웃이 유족심리치료의 훌륭한 조언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가족과 이웃은 상실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응집력 있게 단합해 자연스럽게 상실의 슬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현대는 어떤가? 5일장도 길다고 하여 3일장으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소화되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들은 그대로 유족들 가슴 속 깊은 곳에 남아 문득문득 삶의 현장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괴롭힌다. 잠복된 사별슬픔의 문제점이 병의 원인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는 이들에게는 위로와 지지가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는 상담과 치료를 해줄 수 있는 정교한 체계와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죽음을 애도하는 원리에서부터 유족들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인지, 신체, 정서적 증상들을 설명한다. 그런 후에 유족이 사별을 애도하여 극복하는 단계별 과정을 설명한다. 사별의 슬픔과 고통의 해소에 영향을 미치는 중재 요소들, 정상적이거나 비정상적인 사별애도의 유형, 사별애도와 연계된 가족 체계, 유족의 상담사례들을 들어 유족의 사별 심리에 대한 상담과 치료적 방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도한다.

 

 

현대는 경쟁사회이다. 그러다보니 지치고 힘들어 낙오하고 절망하여 방황하는 이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이들에게도 상담의 손길은 필요하다. 이 책은 유족만을 위한 내용만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상실의 감정과 고통은 병고, 이혼, 사회적 지위의 추락, 사업의 실패, 애완동물의 죽음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발생한다. 이때 절망감에 빠진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저자는 친절하게 안내한다.

 

 

책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차례’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책 표지가 대학교재 같은 느낌을 줘서 다소 무겁고, 전문적일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막상 페이지를 넘겨 읽다보면 친절한 번역 덕분에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이별’은 누구나 겪는다. 그렇기에 이 책은 누구에게나 필요할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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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감자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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